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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포트

0 7 │ 꿈꾸는 책들의 공간, 헬로인디북스

지난 2월,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소규모 독립출판물을 다룬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 전이 열렸다. 독립출판물을 다룬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10개 섹션 400여종 600여권의 독립출판물이 전시되었다. 이러한 독립출판물 붐 뒤에는 유어마인드를 비롯한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들이 있다. 2010년 문을 연 유어마인드는 독립출판물을 모아 전시하고 판매하는 언리미티드 에디션 등으로 독립출판물 유통망을 확보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데에 기여해왔고, 스토리지북앤필름이나 헬로인디북스 등 개성 있는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이 뒤를 이으면서 독립출판물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 포스터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 포스터


 


 

안녕, 독립출판물!

 

그 중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자리 잡은 헬로인디북스는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으로는 막내 격이지만 퍼블리셔스마켓이나 팟캐스트 등을 통해 독립출판물 제작자와 제작 뒷이야기를 전하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헬로인디북스는 2013년 11월에 창전동에 문을 연 이후, 2014년 11월 지금의 연남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네 서점을 찾기도 힘든 요즘,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을 연 이유를 이보람 대표에게 물었다.


 

헬로인디북스 매장
헬로인디북스 매장


 

“원래 제작자는 아니고 책을 되게 예전부터 좋아하고, 독립출판물을 즐겨보던 독자였는데,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궁금했거든요. 가서 보면 책은 되게 많아요. 그런데 이거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깐 대형서점에서 파는 책이나 그런 거는 출판사의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그럼 유명 저자인 분들도 있고 어쨌든 정보가 딱 그 책에 대해서 정리가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거는 책에 물론 이메일 정보나 SNS 정보가 있긴 있는데 너무 흩어져 있고, 그다음에 이 책을 왜 만들었는지 좀 불친절해요. 자기가 만들고 싶은 방식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게 설명도 너무 없고 해서 제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다른 독자분들한테 내가 궁금했던 것도 다른 분이 궁금할 수 있고, 이런 걸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정보만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헬로인디북스를 열고, 운영하는 데에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그런 정보가 중요한 것도 있었지만 저는 이 책 자체도 좋지만 책을 만든 사람들이 더 대단하다고 느끼거든요. 이건 누가 시켜서 만든 게 아니잖아요. 이거 하나를, 결과물을 만드는데 되게 많은 공이 들었을 테고, 이걸 왜 만들었을까 이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 그래서 독자의 입장에서 시작을 한 거죠. 처음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는 이보람 대표의 바람은 헬로인디북스 앞 작은 가판대나 가게 안 한쪽 벽면을 차지한 전시공간에서도 엿보인다. 매월 정산 후에 입고제작자들에게 전체 메일을 통해 전시와 가판대 셀러 등의 신청을 받는다. 워크숍이나 영화 신청도 가능하다.


 

가판대모습
신청을 통해 가판대 앞에서 직접 판매할 수도 있다.
이날은 신청한 독립출판물 제작자가 없어 연남동 주민 ‘THE BIANCHI’의 캔들 판매대가 되었다.

 

전시 주제는 이상의 날개
이번 전시는 이상의 <날개>를 주제로 꾸며졌다.
전시는 2주에 한 번 새롭게 바뀐다.


 

입고할 책을 받는 기준 역시 제작자들의 입장을 고려한 결과이다.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의 경우 운영자의 취향에 따라 선별하는 경우도 많지만, 헬로인디북스의 경우 책을 만드는 독립제작자들에게 최소한의 유통망이 되어주는 게 목표라고 한다.


 

“책방마다 조금씩 책을 입고 받는 기준은 다른데 저는 일단 두 가지. 국내, 개인 출판물은 다 받고 있어요. 원래는 이게 반반 갈려요. 셀렉팅을 해야 된다는 분들이 있고. 그래야지 이 책방의 성격이 생기고 책은 이제 끊임없이 늘어나니깐. 그런 장점이 있는데 저는 일단 그 두 가지 기준으로 무조건 다섯 권씩 받고 있고. 그래야지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사람들이 제작자 입장에서 ‘아 내가 그래도 헬로인디북스는 입고를 할 수 있다’는, 뭔가 만드는 원동력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길 누가 하시더라고요.”


 


 

나를 담는 그릇, 독립출판물

 

동시에 다양한 독립출판물 제작자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중요한 화두로 삼고 있다. 기존 독자들이 온라인에서 서평을 쓰듯이 헬로인디북스의 독자들은 포스트잇에 감상평을 남길 수 있다. 독자들이 남긴 감상평은 다른 독자들이 책을 선택하는 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독립출판물 제작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책마다 노란 포스트잇을 붙여 독자의 의견을 볼 수 있다.
책마다 노란 포스트잇을 붙여 독자의 의견을 볼 수 있다.


 

“이게 손님뿐만 아니고 제작자 분들이 이 책을 만든 이유가 소통하기 위해서잖아요. 내 얘길 딴 사람에게 들려주고 반응을 받고 싶은데 없잖아요. 내 책이 판매돼서 정산 금액은 들어오는데 어떤 반응이 있는지 알 수가 없대요. 리뷰가 올라오지도 않고. 그런데 이런 한 줄이어도 와서 보고 되게 좋아하세요. 다 사진 찍어서 올리고 그러시더라고요. (...) 그래서 이렇게 짧은 글들도 좋은데 좀 긴 리뷰를 원할 수도 있으니깐 리뷰단도 운영을 하거든요. 지금 10명이서 2주에 한 번씩 글을 보내주면 자기가 좋아하는 독립출판물을 보고 글을 보내주면 그걸 또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올려요. 올린 다음에 그 책 제작자한테 또 이렇게 리뷰가 올라왔으니깐 보시라고.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렇게 긴 리뷰를 본 적이 없는데.”


 

그렇다면 이보람 대표를 사로잡은 독립출판물의 매력을 무엇일까.


 

“저는 딱 한 가지로 말할 수는 없고요. 그냥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다는 거. 그러니깐 아무나라기 보다. 여기 보면 최소 제작자 나이가 열일곱 살, 열여덟 살도 있고, 그 다음에 오십대 분들도 있어요. 만드신 분들 중에. 아무래도 2, 30대가 주제작자 층이긴 한데 그래도 좀 더 스펙트럼이 넓다는 거. 그다음에 자기가 잘 말할 수 있는, 고등학생은 19세 여고생이니 그런 걸 만들었거든요. 자기가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걸 책으로 만드는 거. 그게 진정성. 그 다음에 저는 그 한 사람이 자기 걸 만들잖아요. 그래서 그 내용뿐만 아니고 판형까지도 이 사람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보면 규격화되어 있지가 않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쉽게 아무렇게나 만든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독립출판물은 만드는 사람들을 오롯이 담아내며 기존의 출판시장이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소소한 일상사진이나 연필로 눌러 쓴 글(연필 한 다스의 의미를 담아 12권만 제작), 혹은 독특한 느낌의 그림책까지 독립출판물은 다양한 개인들의 개성 있는 표현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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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융성위원회 연구원이 작성한 것으로 문화융성위원회의 공식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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