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포트
12 │ 전통을 담아내는 평창의 미래, 정강원(靜江園)
문화리포트 9호에서는 전통을 담아내는 평창의 미래, 정강원(靜江園)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여러 전통체험 이외에도 인재양성을 위해 강원도 평창교육지원청과 함께 평창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정강원. 현재도 지속적으로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전통을 담아내는 한식의 학습장소를 찾아가보자.
정강원의 풍경
▲ 정강원 본관
강원도의 울창한 산세에 둘러싸여 있는 정강원은
앞쪽으로는 맑은 금당계곡이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다.
1만평에 이르는 정강원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주변 자연환경과 함께
소나무, 함박나무, 인동초, 해당화, 찔레꽃 등 다양한 수목과
야생화가 어우러진 한국적인 정원에 눈길이 간다.
특히 장독대는 정강원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장독대에는 해마다 직접 담그는 각종 장류와 장아찌들이 담긴
약 600개의 장독이 있으며, SBS 드라마 <식객> 촬영 장소로도 유명세를 떨쳤다.
장독대 옆 채소밭은 다양한 강원 특산물과 채소들을 직접 재배하는 곳으로
무공해 재배 방식은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좋은 학습장소가 되고 있다.
▲ 장독대 ▲ 정원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로 꾸며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은
정강원을 방문할 만한 하나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전통문화 체험의 총체적 공간
▲ 인절미 만들기 체험(정강원 제공)
정강원은 원스톱으로 한식·한옥·한복 등 전통적인 의식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은 전통음식만들기로 한식의 대표 비빔밥부터 고추장,
김치, 인절미, 다식, 메밀전, 송편 등 11가지 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2만 여 명이 전통음식만들기 체험을 위해 정강원을 다녀갔으며,
그 중 4천 여 명이 외국인 참가자라고 한다.
정강원에서는 음식만들기 뿐만 아니라 설립자 조정강 선생의 수집품을
전시하는 음식박물관을 통해서 다양한 시대에 사용되었던 식기, 조리도구 등
음식 관련 유물들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음식박물관 내에는 한복을
직접 입어 볼 수 있는 한복체험관과 옛 전통방식으로 지은 석빙고실이 있다.
석빙고는 1년 내내 14도를 유지하며, 정강원의 각종 장류와 장아찌들이 보관되고 있다.
정강원을 오롯이 체험하기 위해서는 음식박물관 2층의 한옥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아침에 일어나 눈앞에 펼쳐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한옥의 매력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정강원의 다양한 전통체험 성과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선발하는 ‘2015년 우수 관광농원’에 선정되었으며,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발굴하기 위해 공동으로 제정한 ‘2014 한국관광의 별’ 체험형음식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 한옥 체험 ▲ 한복체험관
▲ 음식박물관 ▲ 석빙고
한식 인재양성을 위한 길
▲ 수라간(조리실습실)
여러 전통체험 이외에도 정강원은 인재양성을 위해서 강원도평창교육지원청과 함께
평창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강원은 작년부터 평창군 소재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식에 대한 이론과
실습 교육을 수라간이라는 조리실습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15년도에는 30명, 올해는 24명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말에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유수 대학의 호텔조리학과 교수를 초빙하여 보다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과정을 통해 한식 조리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식자재 다듬기부터 진로체험의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정강원의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작년에 교육을 받은 학생 가운데 2명이
각각 경기대와 경희대 외식조리학과에 입학하였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꿈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정강원에서
다양한 한식 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나길 바란다.
정강원이 꿈꾸는 미래
1999년 중봉 조헌(1544~1592, 조선 중기 문신·유학자) 선생의 12대 손으로
중봉가의 음식문화를 전수받은 한식전문가 조정강 선생에 의해
설립된 정강원은 2009년 새로운 운영자를 만나면서 전환의 국면을 맞이하였다.
새로운 운영자인 김길자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강원이
앞으로 꿈꾸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정강원은 현재 수익에 비해 운영유지비가 많이 소비되는 적자 구조이다.
이를 알고도 정강원을 인수하여 가꿔나가는 김길자 대표(이하 ‘김 대표’)는
정강원을 개인 소유의 개념이 아닌 미래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할 유산으로서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김 대표의 운영 철학은 독일 대표팀이
올림픽 기간 2개월 동안 정강원 전체를 빌리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결단력에서 엿볼 수 있다.
이런 제안은 정강원 운영에서는 분명 수익이 되는 것이지만,
김 대표는 올림픽 기간 동안 다양한 국적의 많은 사람들이 정강원을 통해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현재 정강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하여 진입로 정비가 한창이다.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장애인유도보도로 정비하여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고
무거운 캐리어를 끄는 여행객의 불편을 덜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하드웨어의 정비뿐만 아니라 향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소프트웨어 정비 즉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 구축과 우수한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 동안 운영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
정강원의 발걸음에 응원을 보내며,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더라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평창의 대표적인 문화 인프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길 희망한다.
<문화리포트>는 우리 주변이 문화사례를 소개하는 메뉴입니다. 이 글은 문화융성위원회 연구원이 작성한 것으로 문화융성위원회의 공식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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