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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나르미

2014 년 8 월

소극장 공연 '더 로스트' 60% 할인

“대학로엔 처음 와봤는데, 정말 좋은것 같아요.
매달 공연을 보기 위해 한 번씩은 찾을 생각이에요.”



8월의 마지막 수요일, 서울 대학로 수현재시어터에서 연극 ‘The Lost’을 관람하고 나서 김현수(경기 성남) 씨가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눈가를 비볐다. 그는 “연극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최근 있었던 세월호 사고도 생각나고 해서 눈물이 났어요. 좀 울고 나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네요.”라며 “약한 불면증이 있는데 오늘은 잠을 깊게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공연장 외부 전경. 공연이 시작하기 50분 전부터 관객들이 하나 둘 씩 오기 시작했다.
수현재시어터 공연장 외부 전경.
공연이 시작하기 50분 전부터 관객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The Lost’는 상실의 이야기다. 파트 1과 파트 2로 나눠 공연하는데, 이날에는 ‘파트2. 당신을 잃어버렸습니다’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60%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파트 2에서는 총 네 가지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이를 지운 젊은 커플에게 크리스마스 특선을 대접하는 레스토랑 주인과 그 아내의 이야기, 결혼을 하게 되면서 옛 애인에 대한 죄책감을 떨쳐낼 수 없었던 한 사내와 그를 태운 택시 기사의 이야기, 어머니의 뒤를 이어받아 힘겹게 빵집을 꾸려나가고 있던 동생과 그 앞에 돌연히 나타난 도망갔던 언니의 이야기, 한밤의 46번 국도를 달리고 있던 한 동화작가와 그 아들의 여자친구였다는 애독자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이야기는 7년 전 한 상가에서 난 화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상실’이라는 한 지점으로 연결된다.

퇴근 시간이 지연돼 끝나자마자 급히 왔다는 정대균(서울 종로구) 씨는 “솔직히 서둘러도 8시 정각까지 올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서 포기할까 싶었는데, 연극을 보고나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옴니버스 형식이라 자칫 산만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하나의 주제 안에 잘 묶인 것 같아요. 마치 기분 좋은 한 끼 식사를 한 기분입니다.”라며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또 다른 관람객 최규원(서울 구로구) 씨는 “파트 1에 이어 무거운 주제였지만 간간이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도 잘 배치돼 무작정 가라앉지 않고 잘 봤어요.”라고 말하고는 “앞으로 수현재에서 나오는 연극들을 주의 깊게 볼 생각이에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아들과 함께 연극을 보러 왔다는 신동원(경기 성남시) 씨는 “30년만에 대학로 나들이에요. 아들이 같이 연극을 보러 가자고 해서 소풍 가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어요.”라며 “극장도 새 건물이고 연극도 알차게 잘 구성돼 있어 오랜만에 와서 정말 기분 좋게 즐기다 간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유라 씨는 좋은 제도를 알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이유라 씨와 박유화 씨는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좀 더 다양한 혜택을 알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친구 이유라(서울 송파구) 씨와 같이 극장을 찾은 박유화(경기 하남) 씨는 “원래 ‘문화가 있는 날’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동안에는 영화표가 다른 날보다 저렴하다는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었어요.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번 달에는 연극을 보러 왔습니다.”라며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더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나성(서울 강남구) 씨는 “취업준비생이라서 문화생활을 하기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인데, 문화가 있는 날만큼은 영화 보는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가 있는 날을 활용해 동생과 연극을 보러 왔다.”며 “더 많은 공연과 전시가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슬기(경기 남양주) 씨는 “3개월 전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해 알게 됐는데, 남양주시로 이사를 가게 됐지만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해서 공연장이 멀어도 일부러 꼭 찾는다.”며 “요즘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기다리게 되고 그 날짜를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관객들도 있었다. ‘문화가 있는 날’ 제도가 시작된 이래 거의 매달 공연장과 전시회를 찾았다는 오은경(서울 서초구) 씨는 “지난달에는 전시회를 보러갔는데 3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밖에 할인을 하지 않아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표를 구매하는 것은 물론 쾌적한 관람 자체가 힘들었다.”며 “호응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 만큼 좀 더 쾌적한 문화가 있는 날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달에 이틀 정도로 늘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문화가 있는 날’을 알게 된 후부터 본격적인 문화생활을 시작했다는 권해나(경기 용인) 씨는 “전에는 문화생활이라고 할 만한 건 영화를 보러가는 게 전부였다.”라며 “이제는 넷째 주 수요일이 기다려져요.”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문화가 있는 날’을 알게 된 이후로 삶이 윤택해졌어요. 남자친구도 저도 대학생이라 이런 알찬 제도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았다는 최태형(경기 수원) 씨는 “빡빡한 생활 속의 단비와도 같은 제도”라며 좀 더 혜택이 다양해지고, 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독서와 사색의 계절이라는 가을을 맞아 한 달에 한 번쯤은 책장을 가만히 덮어두고 대학로, 혹은 수현재시어터로 마실 나가 수준 있는 공연을 관람하길 권해본다. 인터넷 창에 ‘문화가있는날.kr’이라고 입력하면 다가오는 문화가 있는 날에 있을 각종 공연과 전시 혜택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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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 기사 출처 reporter.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