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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나르미

2015 년 4 월

강남역 '달려라 피아노' 캠페인

홍찬미 씨의 공연을 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춘 사람들
홍찬미 씨의 공연을 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춘 사람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4월의 마지막 수요일 강남역. 짧은 점심시간을 맞이한 직장인들로 붐비던 강남대로에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졌다. 바쁘게 걷던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피아노 선율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피아노 선율의 주인공은 ‘케이팝스타 시즌4’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홍찬미 씨. 피아노 반주와 함께 홍찬미 씨의 노래가 빗소리와 함께 강남대로에 스며들었다.

이날 강남역에서는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의 일환으로 ‘2015 달려라 피아노’ 캠페인이 열렸다. 4월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마지막 수요일에 서울과 전국 주요 도심에서 행사가 진행된다.

‘달려라 피아노’는 사용하지 않는 중고 피아노를 기증받아 새로 디자인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활용해 거리 전시와 연주회를 여는 사업이다. 2013년부터 계속돼온 이 프로젝트가 올해 처음 ‘문화가 있는 날’과 함께 했다. 설치된 피아노는 누구나 연주할 수 있다. 마지막 주 수요일 거리연주회가 있은 뒤 피아노 전시는 일요일까지 계속된다.


 

비가 온 다음날 강남역에 전시된 피아노들.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를 해볼 수 있다.
비가 온 다음날 강남역에 전시된 피아노들.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를 해볼 수 있다.


 


 

“아, 문화가 있는 날이구나!”

길을 지나던 직장인 한 명이 공연을 보더니 옆 동료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잘 모르는 사람도 거리연주회를 보면서 ‘문화가 있는 날’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이 의미가 있어 보였다.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해 알고 공연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보고 ‘문화가 있는 날’을 알게 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문화가 있는 날’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1년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도 주위에서는 ‘매마수(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대해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필자가 이날 비를 뚫고 공연을 찾은 것도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아직도 문화 없이 보내는 사람들에게 ‘문화가 있는 날’을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연주회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연주회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아, 나도 문화생활 좀 즐기고 싶다.”
“어디 뮤지컬 좀 할인 많이 하는 데 없나?”
“영화도 너무 비싸져서 못보겠어.”

스치듯이 ‘문화가 있는 날’을 이야기 한 적도 많고, 매번 공연을 보러 간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여전히 가까운 친구들이 ‘매마수’를 모른다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었다. 그리고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찾은 강남역은 내리던 비만큼이나 촉촉하고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공연을 끝낸 홍찬미 씨는 “이런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진행자는 홍찬미 씨에 대해 “원래 이런 자리에 섭외하기 어려운 분인데 흔쾌히 공연을 해주겠다고 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홍 씨가 아쉬운 발걸음으로 떠난 뒤 이한철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신나는 음악으로 강남역 전체를 들썩이게 만든 이한철 밴드는 “점심시간 끝났으니 들어오라고 호출이 오면 직접 상사에게 말해주겠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번 걸음을 멈춘 사람들은 빗물이 스며들 듯이 공연에 빠져들었다. 직장인 김형식(47) 씨는 “점심을 먹고 가는 길에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며 “우리 회사는 점심시간이 조금 여유로워서 다행”이라고 웃어보였다.


 

자작곡을 부르고 있는 홍찬미 씨
자작곡을 부르고 있는 홍찬미 씨


 


 

직장인 최연경(34) 씨도 “음악을 들으니 오전 동안 피곤했던 게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부터 공연을 좋아한다는 최 씨는 이 날 저녁에도 연극을 보러 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친구들도 지금껏 놓친 매마수를 아까워하며, 이제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은 일정을 비워두겠다는 다짐을 불태웠다. “영화관에서 할인해준다는 안내문을 봐서 영화관만 할인이 되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부터, “정작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집에서 뒹굴거렸는데 안타깝다.”는 이야기까지. 당장 수요일 저녁에 있을 공연 중에 갈 수 있는 게 있나 찾아보는 친구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2015년 4월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에서 운영된 프로그램은 1,749개. 2014년 1월 첫 시행일의 2배를 넘는 숫자로 시행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골라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문화가 없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한다.


 

관객과의 소통이 눈에 띄었던 이한철 밴드의 공연
관객과의 소통이 눈에 띄었던 이한철 밴드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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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 기사 출처 reporter.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