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홈페이지 메인으로 바로가기 > 문화이야기 > 문화나르미

문화나르미

2015 년 7 월

대학로 뮤지컬 탐방기

문화가 있는 날, 대학로 뮤지컬 탐방기 뮤지컬 <빨래>와 <유린타운>


 

아무리 예전과 달라졌다고 해도, 대학로는 아마추어 극단의 연극부터 상업뮤지컬까지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국내의 대표적인 장소다. 한국공연예술센터에서 운영 중인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동양예술극장’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등의 극장에서는 수준 높은 공연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7월 문화가 있는 날에 ‘동양예술극장’에서 하는 <빨래>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하는 <유린타운>을 만나보았다.


 


 

10주년의 저력, 뮤지컬 <빨래>

 

동양예술극장 외부에 걸려 있는 뮤지컬 <빨래>의 현수막
동양예술극장 외부에 걸려 있는 뮤지컬 <빨래>의 현수막 ⓒ양지모


 

오후 4시 공연임에도 공연장은 관객들로 꽉 차있었다. 공연을 준비하는 대기 시간 동안 김대곤 배우가 관객들과 대화를 하며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빨래>를 두 번 이상 관극한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손을 들었다. 다시 보는 관객이 많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빨래>가 10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이유 아닐까?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뮤지컬 <빨래>의 류미현 프로듀서에게 작품에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1. 뮤지컬 <빨래>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소극장 창작 공연으로 1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작품이 가진, 콘텐츠 자체의 힘을 1순위로 꼽고 싶다.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아름다운 노래와 가사가 큰 힘이다. 그리고 소극장 뮤지컬인 만큼 관객과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나영이 데이’를 개최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또한 오픈런 공연이지만 프로덕션제로 운영하면서, 새로운 차수가 시작될 때마다 재정비를 한다. 10년을 했지만 공연의 퀄리티를 매년 조금씩 더 높인다.


 

2. 뮤지컬 <빨래>의 히스토리가 궁금하다. 언제, 어떻게 시작되어 어떤 과정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는가?

뮤지컬 <빨래>는 극작/연출인 추민주 연출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으로 2003년 12월 17일 처음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후 국립극장에서 기획한 ‘이성공감 2005’에 참여하면서 상업 공연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뮤지컬 <빨래>는‘소통’이라는 주제 아래 2005년 4월 14일부터 5월 1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총 22회 공연되었다. 2005년 10월 19일에 개최된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사∙극본상을 수상했고, 이후 2010년 제4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극본상, 작사∙작곡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09년에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당시 임창정과 홍광호의 출연으로 큰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뮤지컬 <빨래>는 다시 대학로 소극장 무대로 돌아왔다. 학전그린소극장에서 2009년 7월 24일부터 2013년 3월 3일까지 햇수로 4년, 1350회 공연을 올렸다. 그리고 이후, 아트원씨어터, 동양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17차 프로덕션이 운영 중이다.


 

3. 2012년부터 있었던 일본 공연은 어떠했는가? 한국 공연과 다른 점이 있다면?

뮤지컬 <빨래>는 2011년 5월 일본 프로덕션 PureMarry(퓨어마리)와의 MOU를 체결하고 2012년 라이선스 공연을 올렸다. 일본 현지화가 아니라 한국 공연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해, 실제 서울을 배경으로 했으며 일본 배우들이 한국 사람인 ‘나영’을 연기했다. 한국 연출인 추민주 연출이 총 연출을 맡았기 때문에 공연 자체가 ‘일본어’로 공연된다는 거 외에 큰 차이점은 없었다. 다만 일본에는 ‘손빨래’라는 게 없어서 배우들이 낯설어 하거나, 관객과 호흡하는 것들이 많지 않아 관객 참여 이벤트들을 신기하게 보기도 했다. (빨래에는 공연 중 관객을 무대로 초대해 배우와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도 받는 사인회 장면이 있다) 2012년 빨래는 도쿄에서 20회, 오사카에서 3회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같은 해 5월과 8월 도쿄에서 앙코르 공연을 가졌다. 일본 뮤지컬 전문 계간지 ‘뮤지컬’이 선정한 ‘2012년 뮤지컬 베스트 10’에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뮤지컬 <빨래>의 일본 라이선스 공연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에 도쿄와 킨키 지방에서 두 차례 공연되었다.


 

4.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퍽퍽한 삶 속에서 그래도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문화’를 만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삶의 휴식도 느끼고, 정서적인 감동도 얻을 수 있으며,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위로를 얻게 된다.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사람들이 좀 더 문화를 쉽게 접하고, 문화에 대한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알고 활용하며,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서 꼭 그 날 뿐만 아니라 건조한 마음에 단비가 필요할 때는 문화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5. 뮤지컬 <빨래>를 찾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뮤지컬 <빨래>는 지친 일상에 힘을 내라고 말을 해주고, 용기를 내라고 어깨를 토닥거린다. <빨래>의 사랑 이야기는 연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고, 장애를 가진 딸을 돌보는 주인집 할머니의 노래에서는 가족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연인과 함께 본다면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가족과 함께 본다면 감동이 두 배가 되고,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우정이 더 두터워질 것이다. 더불어 나영이 힘을 내며 지치지 않겠다고 말을 할 때는, 공연을 보는 관객 역시 얼룩지고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빨래>의 배우들
뮤지컬 <빨래>의 배우들. ⓒ명랑씨어터 수박 제공

 

뮤지컬 <빨래>의 커튼콜
뮤지컬 <빨래>의 커튼콜. 배우들이 가벼운 율동을 하고 있다. ⓒ양지모


 

커튼콜이 끝나고도 관객들의 박수 소리는 한 동안 이어졌다. 공연장을 나서면서 다음에 또 보러 올 것을 기약하는 관객도 있었다. 공연장 계단 벽에 붙어 있는 <빨래> 역대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콘텐츠의 힘과 아름다운 넘버도 중요하지만, 관객과의 호흡을 훌륭하게 해 온 배우들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단비가 되어 줄 뮤지컬 <빨래>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날카로운 풍자와 재미있는 패러디, 뮤지컬 <유린타운>

 

뮤지컬 <유린타운(Urine Town)>은 우리말로 ‘오줌마을’이다. 간단히 말해서 화장실 이야기인 것이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마을에서의 화장실 사용권에 대한 다툼’이라는 소재는 제목만큼이나 황당하다. 대체 이 소재로 어떻게 대극장 뮤지컬을 만들었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오후 8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로 향했다. 로비는 뮤지컬을 보려는 관객들로 이미 붐비고 있었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의 3층 로비. 뮤지컬 <유린타운>의 입간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의 3층 로비. 뮤지컬 <유린타운>의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양지모


 

순경 역이자 작품의 나레이터이기도 한 록스탁은 물부족 때문에 도시가 황폐해졌고 정부가 공인한 개인 기업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공공의 유료 급수로 생리현상을 해결하게 되었음을 알려준다. ‘유린타운’이란 돈을 내지 않고 정해진 장소가 아닌 곳에서 용변을 보는 시민들이 체포되어 가는 곳으로,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뮤지컬은 유린타운으로 보내진 스트롱 노인의 아들 바비를 주인공으로 약자들의 아픔과 권력의 남용이 초래하는 부작용, 환경문제까지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흥겨운 노래와 안무로 가볍게 풀어낸다.


 

<유린타운>의 작곡가는 이 작품에 브레히트의 <서 푼짜리 오페라>뿐 아니라 <햄릿>, <레미제라블>,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등 고전 작품들에서 많은 것을 차용했다고 밝혔다. 어디서 한 번 쯤 들어본 것 같은 낯익은 음률과 대사,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이를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돋보였는데, 정욱진은 혁명가로 거듭나는 바비 스트롱의 당찬 모습을 잘 연기했고 아이비는 순진한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호프 클로드웰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냈다. 최정원, 성기윤, 이경미와 같은 베테랑 배우들의 호흡도 좋았다.


 

작품을 본 다른 관객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사촌동생과 같이 뮤지컬을 보러 온 관객 최수경 씨에게 뮤지컬 <유린타운>의 매력과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생각을 간단히 물었다.


 

Q. 뮤지컬 <유린타운>을 어떻게 보러 오게 되었는가?

A. <유린타운> 공연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다. 오늘 두 번째 보러 온 것이다. 이전의 뮤지컬 장르와 약간 다른 장르이기도 하고, 내용이 약간 현실적이면서도 많은 암시나 여러 가지 패러디 같은 것이 섞여 있어서 재미있었다.


 

Q. 오늘이 '문화가 있는 날'인 것은 알고 있었나? 혹시 '문화가 있는 날'의 할인 혜택을 받았는가?

A. 알고는 있지만, 따로 생각하지 못했다. '문화가 있는 날'을 알고 나서 혜택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모르고 갔는데 우연히 혜택 받은 적은 있다.


 

Q. '문화가 있는 날'의 보완점이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문화가 있는 날' 전용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스마트폰 유저가 많아서 대부분 폰으로 정보를 얻고 공연이나 전시도 예매를 하는데 전용 앱이 있다면 더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 <유린타운>을 보러 온 관객 최수경 씨
뮤지컬 <유린타운>을 보러 온 관객 최수경 씨 ⓒ양지모

 

뮤지컬 <유린타운>의 커튼콜. 바비 스트롱 역의 정욱진 배우가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뮤지컬 <유린타운>의 커튼콜. 바비 스트롱 역의 정욱진 배우가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양지모

 

뮤지컬 <유린타운>의 커튼콜. 배우들이 오케스트라에게 박수를 권하고 있다
뮤지컬 <유린타운>의 커튼콜. 배우들이 오케스트라에게 박수를 권하고 있다 ⓒ양지모


 

이 뮤지컬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라면서 그렇기에 결코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록스탁 순경의 말과 달리 <유린타운>은 2002년 국내에서 초연을 한 이후 2005년에 재공연을 하고, 이번엔 다시 10년 만에 관객을 찾은 인기 뮤지컬이다. 비록 8월 2일 약 3개월간 이어 온 공연을 마무리 지었지만, 관객들이 찾는다면 유린타운의 이야기를 다시금 무대 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0주년을 맞이한 <빨래>와 10년 만에 재연 무대인 <유린타운>, 작품성 있는 두 뮤지컬을 보며 진정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하루였다.


 

문화가 있는 날 - 문화나르미 *** 기자 ***

본 콘텐츠는 문화가 있는 날 제 1기 기자단 문화나르미가 작성한 것으로, 공식 블로그에 게재 및 공유한 콘텐츠 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 공식블로그 출처 http://pccekorea.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