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홈페이지 메인으로 바로가기 > 문화이야기 > 문화나르미

문화나르미

2015 년 11 월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에서 느끼는 문화의 여유

순천에서 가장 예쁜 건물로 손꼽히는 기독교역사박물관.

매월 ‘문화가 있는 날’에는 더 많은 이들이 박물관을 찾아올 수 있도록 그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로 구성된 박물관은 박물관뿐만 아니라 ‘ㄱ교회’가 같이 자리하고 있어 건물 곳곳을 찾아보는 재미까지도 쏠쏠하다. 보고 들었던 공연 위주의 ‘문화가 있는 날’이 조금 식상해졌다면,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에는 한적한 기독교박물관을 찾아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자, 그럼 지금부터 ‘순천 기독교역사박물관’을 더 깊이 만나보자.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 전경 ⓒ남은진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이 생긴 배경에 대해 조금 설명하자면,
 

1885년 4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입국 이후, 1888년 조선 정부는 금교조치를 완화하였다. 이때부터 많은 선교사들이 입국하였고,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1893년 미국 남장로교와 북장로교는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원활한 선교활동을 위해 선교지역 분할 협정을 맺는다. 이로써 미국 남장로교는 한반도 서남지역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을 선교지로 담당하게 되었다.
 

1894년 최초의 선교기지가 전주에 세워진데 이어 1898년에는 목포, 1904년에는 광주에 선교기지가 세워졌는데, 그에 잇따라 1912년 순천에도 선교기지가 설치되었다.

순천은 경상도와 가까운 교통 요지이면서 남해안 섬 지역 선교거점으로도 적합한 지역이었다. 그리하여 유진벨(Eugene Bell, 배유지)선교사의 조사 김윤수와 순천 김억평 신도가 순천 매산등(매산 언덕)일대에 부지를 매입해 선교기지를 세우게 된다. 또, 1910년 4월 프레스톤 선교사와 코잇 선교사가 순천시 금곡동 사숙에서 매산학교(중학교, 남자고등학교)를 개교하고, 1911년 4월에는 매산여학교를 설립하였다. 순천시기독교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매산여고가 자리잡고 있어, 당시의 선교활동이 얼마나 활발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건물의 아름다움에 한 번 심취하고, 당시 선교사들의 순수한 헌신과 무조건적인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져 고개 숙이게 된다. 종교를 떠나 기독교도 하나의 서양 문화라고 생각한다면, 오랜 시간 유교사상에만 갇혀있던 당시 조선인들에게 새로운 양식의 건물이며, 의료며, 문화를 전파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다소 막연한 ‘신’이라는 존재를 인식시키기 위해 그들이 쏟았을 노력을 생각하면, 절로 박수가 나온다.
 

당시 전주병원에 근무하던 티몬드(henry Loyala Timmons, 김로라)는 1913년 순천진료소를 열어 의료사역을 시작했다. 1960년에는 순천에 결핵환자 진료소가 개설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이 결핵환자진료소는 순천진료소로 활발히 환자들이 이용중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건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운영을 하기에 아직도 역사의 흔적이 깊게 남아있다.
 

▲순천기독교진료소 ⓒ남은진
 

순천 선교기지를 중심으로 한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선교와 교육, 의료 사역은 순천시민들을 감동시켜 풍성한 선교의 열매를 맺게 되었다. 현재 순천의 기독교인 비율은 35%로 비교적 높은 편이며, 기독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또한 좋은 편이다. 때문에 순천시와 시민들은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사역을 기념하려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까지 건립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종교적 의미만을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이 아니라, 순천 역사의 일부를 종교적인 측면에서 알아보고 또 종교적으로 순천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는 실로 대단하다. 2009년 착공을 시작해 연면적 866㎡ 규모로 지난 11월 20일 개관한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 그럼 이제, 그 속으로 들어가볼까.


 

▲기독교역사박물관 입구 전경 ⓒ남은진
 

▲박물관내부 전경 일부 ⓒ남은진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전시실을 갖추고, 3층에는 선교 초기의 'ㄱ'자 교회를 복원한 미니 채플실을 만들어 방문객들을 위한 기도 공간을 만들었다.

▲‘ㄱ’자 교회 ⓒ남은진
 

관람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2,000여 권의 책을 비치한 휴게실과 수장고 등도 눈에 띈다. 창가에 위치한 휴게소에서는 박물관을 잠시 둘러보고 차 한잔의 여유와 가벼운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느낀 점이나 기분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관람객들이 책을 읽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 ⓒ남은진
 

박물관 입구에는 포드자동차 t모델(1921년식) 1대가 전시되어 시선을 끈다. 이는 선교사 후손들이 기증한 차량으로 선교사들이 선교를 위해 이용하던 차량과 동종 모델이다. 하얀 얼굴에 금발의 머리, 파란 눈을 한 선교사들이 한국에서도 가장 아랫지방인 순천에서 선교를 위해 저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면, 얼마나 많은 동네꼬마들이 신기한 눈으로 쫓아다녔을까? 당시의 선교사들과 순천 사람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난다.

 

▲선교사들이 자주 애용하던 자동차 포드 ⓒ남은진
 

아직은 ‘문화가 있는 날’이 순천에서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박물관은 ‘문화가 있는 날’ 더 많은 시민들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해설사와 함께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작은 돌담길을 걸으며 여유있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하고 싶다면,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을 추천한다. 100여 년 전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 땅에 찾아와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통해 선교의 소명을 다짐하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
 

 

본 콘텐츠는 문화가 있는 날 제 1기 기자단 문화나르미가 작성한 것으로, 공식 블로그에 게재 및 공유한 콘텐츠 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 공식블로그 출처 http://pccekorea.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