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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나르미

2016 년 9 월

청춘마이크 - 더 블라인드의 신나는 공연


여름과 가을을 오가는 요즘, 인천 칠통마당에서 청춘마이크의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팀 이름과 공연 정보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청춘마이크가 젊은 세대의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만 인지했고, 청년의 공연이란 생각만 가졌습니다.
공연을 기다리던 중 ‘더 블라인드’가 시각장애인 그룹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 그룹이란 걸 알게 되니 더 기대되더군요.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우리가 보는 세상은 다 다르다고 합니다. 색감도 빛도 개인차에 따라 같은 색을 인지하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다만, 색을 인지하는데 농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게 느끼는 색이 있기에 같은 색을 본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다른 색을 보고 같은 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여기서 잠시 ‘장애인’이란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적 의미의 장애인이란 “신체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사전에 ‘장애인’이란 말은 있는데 ‘비장애인’이란 말은 없습니다. 해석을 다르게 한다면, 즉 장애가 ‘아예 없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는 말과 같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공연을 한 분은 ‘슈퍼스타K 시즌 3'에 출연했던 정명수 님입니다. 재즈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시고, ‘Can't take my eyes off you’와 ‘즉흥환상곡‘을 들려주셨습니다. 영화 ‘컨스피러시‘에 삽입되면서 유명하게 된 ‘Can't take my eyes off you'. 연주를 하면서 관객과 호흡하는 정명수 님의 연주를 들으니 굉장한 실력자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명수 님은 ‘저는 앞을 볼 수 없기에 박수와 함성을 들어야 관객들과 호흡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콘서트에 가면 가끔 듣는 말이 있죠. ‘개떼 같은 함성(?)’을 질러야 할 타임이네요!
개떼 같은 함성과 함께 쇼팽의 피아노곡인 ‘즉흥환상곡’을 들려주셨습니다. ‘즉흥환상곡’은 곡명처럼 환상적인 연주란 느낌이 드는데요.
재즈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들으니 스윙(swing - 재즈 음악에서 몸이 흔들리는 듯한 리듬감을 뜻하는 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명수 님의 연주가 끝나고 ‘더 블라인드’ 완전체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이현학(왼쪽), 정명수(중앙), 김국환(오른쪽) 님이 무대를 채웠는데요.
이현학 님은 ‘히든싱어’ 왕중왕전에 진출했었고, 김국환 님은 ‘슈퍼스타K 시즌1’에 출연한 실력자라고 합니다. 이분들의 하모니가 더욱더 기대됐습니다.

‘더 블라인드’ 완전체가 처음 부른 곡은 ‘힘내’와 ‘비바청춘’이란 곡이었습니다. 이 두 곡을 부른 의미를 말씀해주셨는데요.
이현학 님은 “청춘이 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단순히 청년을 구분하는 나이는 아니겠죠? “꿈이 있으면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30대입니다. 그래도 꿈이 있어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여러분의 청춘을 응원하는 의미로 비바청춘”을 부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공연 시작 시각이 오후 1시였습니다. 날이 더워 관람하는 직장인 손에는 차가운 음료가 있었습니다. 차가운 음료도 좋지만, 공연과 함께 하는 오후가 더 마음을 상쾌하게 하죠. ‘더 블라인드’의 공연을 보고 있으니 ‘오후의 사이다’ 공연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더 블라인드’의 곡인 ‘타란탈레그라’, ‘촛불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브송’을 들려주셨습니다.
이현학 님은 박효신, 김종서 모창을 들려주면서 공연의 재미를 더해주셨는데요. 공연이 진행되면서 ‘더 블라인드’의 댄스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더 블라인드’는 “장애는 마음에 있는 것이지 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보고 힘내세요”라는 말씀을 끝으로 공연을 마쳤습니다.


공연 후 ‘더 블라인드’ 대표로 이현학 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청춘마이크를 지원한 계기가 있나요?
A : 가요계 활동을 한 지 5년 이상 되었어요. 저는 시각장애라는 핸디캡이 있습니다. 마침 ‘문화가 있는 날’에서 청춘마이크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더 블라인드’의 컨셉과 청춘마이크가 어울릴 것으로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지원한 이유는 무대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가수와 공연기획을 하고 있고, 정규앨범도 내고 디지털 싱글도 냈죠. 구혜선 씨와 작업한 앨범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대가 없다면 공연을 할 수가 없잖아요.

Q : 그럼 청춘마이크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나요?
A : 관객분들과 가까이서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시스템적으로 준비된 곳에서 만나니까 저의 공연에서 좋은 점, 고칠 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니 저의 공연에 좋은 점과 고칠 점을 알아갈 수 있어서 좋죠.
또한, 청춘마이크는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저는 청춘마이크가 ‘윈윈’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은 전문적인 공연을 볼 수 있고, 공연하는 사람은 수입이랑 연결이 되니까 다른 지원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됩니다.

Q : 그럼 평소에 공연의 기회가 많이 없는 건가요? TV 출연도 한 쟁쟁한 뮤지션인데요?
A : 선입견이 있습니다. 장애인은 장애인 행사에만 부르려고 해요. 저희는 비장애인들과 겨뤄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공연할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Q : ‘더 블라인드’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 앨범 작업을 해서 대한민국의 ‘스티비 원더’처럼 되고 싶어요.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시각장애를 갖고 음악 하는 후배 친구들에게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 청춘마이크 공연을 관람한 건 ‘더 블라인드’가 처음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보고 청춘마이크 공연을 찾게 되는데요. 10월부터는 청춘마이크 플러스가 진행됩니다. 10월부터 진행되는 청춘마이크 플러스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청춘마이크와 청춘마이크플러스 사업으로 많은 문화예술인에게 공연의 기회가 열리고, 시민은 일상생활 속에서 질 높은 공연을 관람할 시간이 늘었으면 하네요.



 

출처: 문화가 있는 날 공식블로그 http://pccekorea.blog.me